매년 8월, 미국 와이오밍주의 고요한 시골 마을 잭슨홀에서 세계 경제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행사가 열립니다. 바로 잭슨홀미팅입니다.
공식 명칭은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경제정책 심포지움"이며, 1987년부터 시작된 유서 깊은 행사입니다.
2. 잭슨홀, 단순한 만담의 자리가 아닌 이유
잭슨홀이라는 장소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옐로스톤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한적한 시골 마을입니다.
이 때문에 단순히 금융계 고위 인사들의 친목 모임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잭슨홀미팅에는 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 재무 장관, 저명한 경제학자 등 경제 및 금융 분야의 거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 경제 현안과 정책 방향을 논의합니다.
특히, 잭슨홀미팅에서 나오는 발언들은 세계 금융 시장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 경제계의 다보스포럼'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행사입니다.
3.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잭슨홀미팅 발언들
잭슨홀미팅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 것은 2010년, 당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의 발언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세계는 2008년 금융 위기의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었고, 버냉키 의장은 잭슨홀미팅 연설을 통해 2차 양적 완화 정책을 시사했습니다.
이는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고, 이후 잭슨홀미팅은 세계 경제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무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과거 잭슨홀미팅에서 있었던 주요 발언과 그 여파는 다음과 같습니다.
2005년 |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 | 미국 경제 거품 붕괴 가능성 언급 | 2년 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발생, 이후 세계 금융위기로 이어짐 |
2010년 |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 | 2차 양적 완화 정책 시사 | 부동산 및 자산 가격 폭등 |
2022년 |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 | 인플레이션 억제 위한 공격적 금리 인상 시사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5%까지 낮아졌던 기준 금리가 5.5%까지 급격하게 상승 |
4. 2024년 잭슨홀미팅: 금리 인하, 그 미묘한 줄타기
2024년 8월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린 잭슨홀미팅에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 파월 의장은 시장 예상보다 완화적인 태도를 보이며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CME FedWatch에 따르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100%에 달하며, 시장은 25bp 또는 50bp 인하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2024년 잭슨홀미팅의 주요 논점: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 최근 미국 경제 지표들이 둔화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준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를 단행할지가 주요 관심사입니다.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기 부양 사이의 균형: 2%대까지 낮아진 인플레이션율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여전히 물가 안정 목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금리 인하 시,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11월 미국 대선: 11월 미국 대선은 연준의 통화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정치적 논란을 피하면서도 경제 상황을 고려한 정책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5. 다가오는 FOMC, 숨죽인 채 지켜봐야 할 이유
2024년 9월 17일~18일에 예정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잭슨홀미팅 이후 연준의 정책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입니다.
현재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을 근거로 9월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50bp 인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FOMC에서 주목해야 할 점:
금리 인하 폭: 25bp 또는 50bp 인하 중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가 관건입니다.
추가 금리 인하 시점: 9월에 이어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이어질지, 그렇다면 그 시점은 언제가 될지 주목해야 합니다.
연준의 경제 전망: FOMC 회의 이후 발표될 연준의 경제 전망 성명서에는 향후 금리 정책 방향에 대한 단서가 담겨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6. 맺음말 : 잭슨홀에서 울려 퍼진 메시지, 세계 경제는 어디로?
2024년 잭슨홀미팅은 세계 경제가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와 폭은 글로벌 금융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높은 가계 부채를 안고 있는 국가들은 더욱 신중하게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